[소설책 추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지음

소설 책 추천 _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지음

SF 소설 하면 으레 베르나르 베르베르만 떠올리는 저는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이 소설이 계속해서 랭크되어 있는 것을 보며 꽤나 관심이 갔었던 편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지만 단편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읽고 싶다는 욕구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김초엽 작가의 장편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의 여운이 빠지지 않았을 때 이 책을 구매했고, 바쁜 일상 중에 읽기 정말 좋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읽기를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여담이지만 '지구 끝의 온실'도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항상 추천을 하는 편입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목차

목차에서 알 수 있다시피 7가지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새로운 인류의 대한 우리의 호기심, 먼 미래에선 가능할 것 같은 과학기술, 미래에서도 변하지 않은 우리 인간의 본성들이 다루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복잡한 문장이 없고 산뜻하면서도 쉽게 풀어낸 소설이고 공간에 대한 설명보다는 주인공의 시선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어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소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첫 번째 이야기인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첫 문장이자 이 책의 첫 문장은 어쩐지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저 한문장으로 제가 소피가 된 기분이었달까요. 제목에 순례자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제가 좀 지루해하는 편인) 종교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지루할 기분을 대비한 채 읽어 나갔지만 그런 내용은 다행히 아니었습니다. :)
소피가 사는 세상에는 순례자들은 일정 나이가되면 다른 행성으로 가는 의례를 치릅니다. 그러나 그중 일부만이 회귀하고 일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들은 무슨 이유로 돌아오지 않는지 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것이었을까요? (스포 방지를 위해 여기까지..!)

이 책에 담긴 모든 이야기는 행성간의 이동이 별일 아니라는 듯, 이건 원래 있었던 거잖아? 하듯 물 흐르듯 진행됩니다. 어릴 적 과학의 날에나 상상했던 해저도시, 날아다니는 자동차, 그 이후로 제가 겪을지도 모르는 미래도시를 그려 본적이 언제였는지 곱씹어봅니다. 현실적으로 그 상상이 가능하기나 한 건지나 평가하는,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의 도리를 지키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그런 평범하디 평범한 어른이 되어버린 제가 공상에 빠질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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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었던 구절 중 두가지를 기록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관내 분실]
P. 249 / 기억이 많이 얽혀 있을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그렇지만 모두가 공산품을 사다 쓰는 시대에 한 사람을 고유하게 특정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단 말인가?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P. 308 / "그런데 만약에 이모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랬어도 다들 똑같은 말을 했을까?"
재경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데 사람들은 재경을 닮은 다른 약한 사람들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이래서 결함이 있는 존재를 중요한 자리에 올리면 안 된다고, 표준 인간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